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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지진 공포’ 포항본향교회에서 보낸 안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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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17.11.21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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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 도중, 혹시 지진 나면 빨리 대피하라” 안내멘트도
진원지와 가장 가까운 포항본향교회 성도들이 안식일에 모여 예배를 드리고 있다.
지난 18일 안식일, 포항시 장성동의 포항본향교회(담임목사 서반석). 주택가에 아담하게 자리한 이 교회는 포항 북부지역 선교활성화를 위해 지난 1991년 개척했다. 처음에는 포항북부교회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지만, 1999년 지금의 포항본향교회로 개명했다.  

평균출석생이 30명 남짓한 연약한 교회지만 ‘지역사회 봉사를 통한 예수님처럼 감동주기’라는 중심사업을 기반으로 복음을 전하고 있다.

약속한 시간이 되자 성도들이 하나둘 교회로 모였다. 찬미소리가 문 밖으로 흘러나오는 것은 여느 때와 크게 다를 바 없겠지만, 이날은 느낌이 사뭇 달랐다. 포항본향교회는 이번 지진의 진원지와 가장 가까운 교회다. 피해가 집중된 흥해읍과는 불과 7Km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현관으로 들어서는 성도마다 두 손을 꼭 잡으며 인사를 나눴다. 평소보다 몇 배 더 반가운 모습이다. 의례적으로 나누던 “안녕하세요”라는 말이 왠지 가볍게 들리지 않았다. 찬송하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려 있었다. ‘우리들은 다 같이 잠시 후에 본향 가겠네’라는 찬미가사가 더 절실하게 들려왔다.

안식일학교의 화제는 단연 지진이었다. 안교장 김진영 집사의 첫 마디는 “많이 놀라셨죠?”였다.

“아마 제가 세상에 태어나 가장 많이 놀랐던 며칠간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평안이라는 말이 피부에 더욱 와 닿은 한 주간이었습니다. 아마 모든 분들이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간을 보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더욱 하나님을 의지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주위에 있는 분들과 인사를 나누겠습니다”

그러자 모든 성도들이 머리 위로 두 손을 들어 하트를 만들며 “사랑합니다~”라고 인사했다. 성도들은 이번 주 TMI 활동으로 주위 이웃들에게 안부전화를 걸기로 했다. 서로의 상황을 걱정하고, 주변을 살피기로 했다. 저마다 크고 작은 피해를 입었지만, 걱정했던 것보다 분위기가 밝아 다소 안도됐다.

서반석 담임목사는 설교를 시작하며 “예배를 드리는 도중, 혹시 지진이 나면 빨리 밖으로 나가 대피하라”고 안내했다. 서반석 목사는 고린도전서 10장17~18절 말씀을 인용한 이날 설교에서 그리스도인의 진짜 자랑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 묵상하도록 권면했다.

서 목사는 “재물이나 권력 등 자신이 가진 걸 자랑한다는 건 그걸 사랑하기 때문이다. 예수님을 제대로 알면 자랑거리가 바뀐다. 이전에 사랑하던 것들이 하찮게 느껴진다. 그것이 진정한 회개다. 사도 바울처럼 십자가에 압도되는 경험을 한다면 우리는 점점 하나님께 다가가고, 우리의 자랑은 그리스도가 되는 놀라운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우리의 삶과 행동, 생각과 대화에 오직 예수님과 십자가만을 자랑하는 성도들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안전하게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도와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드린다는 기도는 더욱 절실하게 들려왔다. 성도들은 거처를 잃은 이재민과 부상자 등 이웃을 위해 두 손 모아 간절히 기원했다. 하루 빨리 안정을 되찾고, 사태가 조속히 수습되기를 바랐다. 교회가 상처 입고 놀란 시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위로와 의지가 될 수 있기를 간구했다.  

그러면서도 감사의 조건을 찾았다. 이들은 식사를 나누며 “갑작스런 지진으로 많이 놀랐다. 그러나 그 안에서 감사함을 배웠다. 이렇게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게 돼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예수 안에서 한 가족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이날 하루 여진이 멈춰 다소 안도했던 포항에는 연이틀 규모 3.5의 지진이 계속되면서 또 다시 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20일 오전 6시30분 현재까지 총 58회의 여진이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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