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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총을 들 수 없습니다”(마지막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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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03.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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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림군인’ 임희재 재판일 스케치
"분단 조국의 현실 속에서 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총을 잡고 싸우는 것이 아니라, 이 민족의 구원과 통일을 위해 하늘을 향하여 기도하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재림군인 임희재 이병의 눈에 어느샌가 눈물이 맺혔다. 사진은 두 손을 맞잡고 기도하는 재림군인들의 손. 사진기자 김범태
<지난호 이어>
“마지막으로 하고픈 말은?”

곧 ‘재림군인’ 임희재 이병의 답변이 이어졌다.

“저는 신앙적 양심으로 집총거부를 한다고 했지만, 그리 신앙이 깊지도, 오래전부터 신앙을 해온 사람도 아닙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저는 일찍이 부모를 여의면서, 그 누구보다 사람의 죽음을 안타깝게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분단 조국의 현실 속에서 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총을 잡고 싸우는 것이 아니라, 이 민족의 구원과 통일을 위해 하늘을 향하여 기도하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제가 항명죄로 교도소에 가더라도 저 이외에 얼마나 많은 다른 사람들이 집총거부를 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나라와 민족이 저희와 같은 소수 집단을 보호할 수 있는 법안을 마련하여 이러한 아픔이 또다시 발생하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 ...”

단호하던 그의 목소리가 떨려왔다. 어느새 눈가에는 이슬이 맺혀 있었다.

오후 3시 15분.
다른 세 명의 피의자들에 대한 심문까지 모두 마쳐지자 법정은 휴정에 들어갔다.

임희재 이병이 잠시 뒤를 돌아보며 친구들과 눈을 마주쳤다. 그의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비쳐졌다. 하지만 그의 눈은 빨갛게 충혈되어 있었다. 편지 한 묶음을 뒤에 앉아있던 친구에게 말없이 건넸다.

‘피고인’의 신분으로 법정에 선 그처럼 번뇌와 갈등의 시기들이 믿음의 선조들에게도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위대한 것은 언제까지나 그런 가슴 아픈 문제들을 원망만 하거나, 좌절하고 있지만은 않았다는 것이다. 그때마다 그들의 시선은 사람에게서 하나님을 향해 있었다. 잠시 눈을 감고 무언가를 생각하는 그의 표정에서 믿음의 선조들의 얼굴들이 하나둘씩 그려졌다.

오후 3시 45분.
법정이 속개됐다. 판결이 선고될 시간이 된 것이었다.
재판정에 또다시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임희재 피고인에게 징역 1년6개월형이 선고됐다. 판결정 후 구금일수 73일도 산입됐다.

마태복음 16장 24절에서 예수께서는 우리에게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으라”고 말씀 하셨다. 법정 위의 ‘재림군인’ 임희재. 그는 분명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의 길을 좇는 자랑스런 이 시대의 재림청년이자, 또 한 명의 재림군인 이었다.

곧 그의 손에 다시 수갑이 채워졌다. 하지만, 그는 고개를 떨구지 않았다. 십자가를 피하려 하지 않은 그는 우리에게 ‘승리자’로 기억될 것이다. 하나님께서 곧 그의 얼굴을 들게 하실 것이다. 재판정엔 다시 먼지가 흩날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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