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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소 후 첫 방학, 해외 의료봉사 나선 한지만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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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19.08.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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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풍요 ... 성숙한 실천신앙 형성 계기”
승소 후 첫 방학을 해외 의료봉사에 나선 한지만 씨는 “성숙한 실천신앙을 형성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SDA의사회(회장 손경수)와 SMA(회장 김우진)의 이번 필리핀 해외 의료선교봉사 활동에는 반가운 얼굴이 참여했다. 안식일 성수를 위해 토요시험을 거부하며 학교를 상대로 추가시험 요청 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한지만 씨가 그 주인공.

한 씨는 “SMA 봉사대는 예수님께서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을 아무런 대가없이 오로지 사랑으로 치료하셨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그분이 가지셨던 마음을 본받아 작은 행동이라도 실천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참가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렇기에 부족하지만 우리의 모습 속에 비춰진 예수님을 통해 해당 지역 주민들도 하나님의 사랑을 충분히 느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하나님의 울타리 안에서 신앙을 공유하고, 함께 하나님의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경험이었다. 그 자체만으로도 다른 곳에서는 누릴 수 없는 기적이었다”면서 SMA 봉사대가 더욱 발전해 도움이 필요한 지구촌 이웃들에게 치유봉사를 통해 하나님을 널리 알리는 단체가 되길 응원했다.

▲ 바쁜 일정에도 어떻게 봉사대에 참여했나?
- 사실 이번 여름방학 기간이 3주정도 밖에 되지 않는 짧은 기간이어서 당초에는 봉사대에 참여할 마음이 없었다. 재판과정과 한 학기 만에 1학년 과정을 시험으로 통과하는 과정이 개인적으로 너무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 그래서 이번 방학은 쉬면서 재충전의 기회로 삼고 싶었다.

이런 연유로 친구와 함께 스페인 여행을 같이 가자고 약속까지 해놓은 상태였다. 그러나 봉사대 기간이 점점 다가오면서 주변 선배와 의사선생님들께서 이번 봉사대 팀에 고학년 학생이 없으니 합류해 어린 친구들을 도와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솔직히 년 초에 맺은 선약도 있고, 어린 친구들을 돌봐줄만한 역량이 부족하기에 정중히 거절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 스페인여행의 취소 수수료까지 내주시겠다며 봉사대에 꼭 다녀오라고 부탁하시는 말씀에 마음이 움직였다. 나란 존재가 참으로 미미하고 작은 사람인데, 나를 위해 여행 취소로 발생한 경비를 본인이 직접 부담하시면서 봉사대에 참여하라고 권하시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 한편으로는 무척 죄송스러웠다. 이 자리를 빌려 조현정 선생님께 정말 감사하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하나님의 놀라운 일을 경험했어도, 여전히 내 마음은 예수님의 마음을 닮기 보다는 편하고 좋아하는 걸 하고 싶어 했다. 그러나 도움이 필요한 많은 사람을 도와주는 일이 하나님의 일에 더 적합하고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미력하고 부족해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나를 지속적으로 찾으시는 하나님의 음성에 응답하고, 이 일에 함께 하는 게 그분의 뜻이라 생각했다.

News_9376_file3_v.png▲ 이번 활동은 개인적으로 더욱 뜻 깊을 것 같다. 일정에 함께 하며 어떤 마음이 들었나?
- 같은 신앙을 하는 친구들과 함께 봉사할 수 있어 매우 기뻤다. 힘들 것 같던 마음이 봉사를 하며 쉽게 사라지지 않았지만, 수많은 사람이 진료를 받기 위해 찾아오는 모습을 보면서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많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그 많은 환자를 정성스럽게 맞이하며 진료하는 선배 의사선생님들의 모습에서 깊은 감동을 받았다. 나보다 한참 어린 친구들도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서 봉사의 즐거움을 배웠다.

▲ 의료봉사 활동을 하면서 제일 어려웠던 점이나 아쉬웠던 일은?
- 무더위와 싸우며 아침부터 오후까지 봉사하는 게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그러나 우리의 활동을 감사해하는 환자들의 모습과 힘들지만 열심히 일하는 대원들의 모습을 보며 힘을 얻었다.

정말 아쉬웠던 건 다양한 질환을 가진 환자들이 진료를 받지만, 준비한 약품이나 기구가 그들을 진료 하는데 있어 부족했다는 점이다. 현장에서 치료할 수 없는 중증질환자와 필요한 약이 부족해 환자들을 치료하지 못하고 돌려보낼 땐 정말 가슴이 아팠다.

▲ 반면, 가장 보람 있던 일은?
- 뭐니뭐니해도 기도였다. 대원들은 교대로 역할을 맡아 활동했다. 그 중 진료를 마친 환자들을 위해 기도해 주었던 시간이 있었는데, 이때가 가장 의미 있고, 좋았다. 환자들의 종교와 신앙이 어떠하든지 질병이 치유될 수 있게 하나님께 기도하는 순간은 설레며 감동적이었다.

처음에 약간은 어색하고 쑥스럽기도 했다. 그러나 기도하고 나면 많은 사람이 고맙다고 인사하면서 기뻐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더욱 용기가 났다. 특별히, 타갈로그어로 기도문을 작성해 함께 기도하니 신기해하며 더욱 좋아하는 모습 속에 작은 희열을 느꼈다.

▲ 지금도 잊히지 않는, 기억에 남는 환자나 사건이 있나?
- 물리치료실에서 봉사하던 순간이 생각난다. 근육이 뭉쳐 있거나 통증이 있는 환자들을 위해 겔타입 진통소염제를 이용한 마사지와 저주파 자극기를 통해 근육을 풀어주는 등의 물리치료를 제공했다. 환자들이 처음 맛보는 진통소염제의 화끈함과 저주파 자극의 짜릿함을 경험하고 만족하여 엄지를 치켜들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물리치료가 매우 좋다는 소문이 퍼져 젊은이부터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이 찾아와 요청했다. 갑자기 사람들이 몰려들어 피로가 쌓일 때, 통역을 맡은 친구들이 스스로 도와주며 봉사하는 모습을 보면서 무척 고마웠다. 이처럼 우리가 생각하기에 사소하고 하찮은 일이라도 환자의 필요를 직접적으로 충족시켜주니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걸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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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과적으로 이번 활동이 본인의 신앙에 어떤 유익이 되었나?
- 단순히, 봉사에 참여한다고 신앙에 유익이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봉사기간에 육체적으로 힘들었지만, 예수님의 사랑을 조금이나마 실천할 수 있는 아주 귀중한 경험이었다. 학교생활 중에는 누군가를 위해 봉사하며 살기보다는 나 자신의 주어진 일에만 몰두하며 살았다. 그러나 이번 봉사를 통해 환자들의 고통과 어려움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또한 더불어 함께하기 위해 작은 도움을 줄 수 있는 매우 소중한 경험이었다.

봉사기간 동안 온전히 남을 위해 시간을 할애하고, 육체적으로 힘들게 일하지만 마음은 더 풍요로워지는 순간들이 모여 성숙한 신앙인의 실천신앙을 형성해 나가고 또한 그것을 배울 수 있었던 기회라고 생각한다.

▲ 하나님께서 이번 해외봉사대에 지만 씨를 왜 보내셨다고 생각하나?
- 앞서 말씀드렸지만, 개인적으로 이번 방학만큼은 온전히 나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그래서 봉사보다는 여행을 먼저 계획했다. 긴 고통의 시간을 보냈기에, 솔직히 힘든 일은 썩 내키지 않았다. 방학만큼은 오로지 편히 쉬고 싶은 마음이 컸다.

하지만 나의 마지막 선택은 결국 해외봉사대였다. 하나님께서는 지속적으로 나를 훈련시키고 싶어 하시는 것 같았다. 현재 나의 상태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일을 감당할 만한 역량이 부족하다. 그분의 일을 감당하기에는 아직도 작은 그릇이기에 나의 모난 부분을 하나씩 하나씩 깎아 주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하나님을 만났다고 말하지만, 정작 삶 가운데는 항상 불평불만을 하는 모습이 보였다. 여전히 때에 따라서는 학교가 가기 싫은 날도 있고, 해야 할 학습량이 너무 많기에 힘들다고 불평하며 살고 있었다. 이처럼 아직도 변화되지 않은 내 모습을 하나님께서 지켜보시며 훈련을 시키신다고 생각한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현재의 삶이 행복한 것을 알려주시고, 어딘가 있을 그들을 위해 열심히 공부를 해야만 하는 의무도 가르쳐주신 것 같다.  

▲ 이번 해외봉사 활동을 통해 느낀 점이나 새로운 각오를 하게 된 점이 있다면?  
- 의학공부를 소홀히 하지 말고, 늘 최선을 다해 공부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다. 지식이 부족해 환자들에게 필요한 치료를 제공하지 못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공부해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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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훗날 의사가 되면 어떤 사역을 하고 싶은가?
- 정말 곤란하고 어려운 질문이다. 사실 이런 물음을 받으면 자신이 없어진다. 어떤 의사가 되어야 하는지는 결국 나의 가치관과 인생관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내가 갖고 있는 세상적 가치관, 예수님을 믿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가치관, 이 둘이 일치한다면 쉬운 일이겠지만, 아직 내 모습은 두 방면의 가치관이 일치되지 못한 것 같다. 현실 속 삶의 행복도 중요하고, 예수님께서 맡기신 일을 수행하는 것도 중요하다. 앞으로 개인의 욕심을 버리는 시간을 더 가져야 할 것 같다.

예수님께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위해 치유봉사를 하신 것처럼, 다른 사람의 행복을 위해 기꺼이 봉사할 수 있는 의사가 되고 싶다. 말은 쉽지만, 스스로 버려야할 생각과 가치관, 습관들이 너무나 많기에 먼저 그런 일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하나님께 더욱 간절히 기도하며 간구하는 게 먼저다.

▲ 그렇다면, 이번 여행이 그런 목표를 구체화하는데 유익이 되었나?
- 개인적으로 봉사대는 항상 힘들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었다. 다녀와서도 매번 가기 싫다고 말하곤 했다. 그러나 정작 가면서 느끼는 건 힘들지만, 매우 보람되고 은혜롭다는 사실이다.

자신만을 바라보며 살지 말고, 나보다 덜 가진 사람을 보살피고, 시간을 들여 하나님께서 맡기신 재능을 공유함으로써 나누는 삶의 실천을 배웠다. 배운 것을 망각하고 살아가기에 이런 봉사를 통해 개인의 영광을 위해서만 사는 행동을 경계하고, 베푸는 삶의 귀중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하고 기억할 수 있게 도와주신 것 같다.

▲ 앞으로 그러한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 노력할 건가?
- 일단 의학공부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 개강 전에 굳은 결심을 했지만, 한 달이 다 되어가는 이 시점에 돌아보니 잘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다. 시험 보기에 급급하기 보다는 정말 사회에서 필요한 의사가 될 수 있게 학업에 정진하고 싶다.

또한 하나님의 사업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신앙적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 지난 날 학교를 다닐 수 없을 것 같았던 절망감 속에서 하나님을 끝없이 찾으며 매 순간 주님께 의지했었다. 그러나 확실한 약속을 받은 지금의 내 모습은 마치 출애굽 후 광야생활을 하는 가운데 끊임없이 불평하며 배역하는 이스라엘 백성의 모습과 다를 게 없는 것 같아 부끄럽다. 이제 과거의 어려움을 기억하고, 위대한 축복을 허락하신 사실에 항상 감사하며 말씀과 기도로 살아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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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으로 자신을 위해 기도해 준 한국 교회와 성도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 저처럼 부족한 사람의 신앙고백을 들어주시고, 마음을 다해 기도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이 기적 같은 재판 결과는 수많은 국내외 재림성도들의 뜨거운 기도에 하나님께서 감동하셔서 응답을 해주신 결과라 생각한다.

재림교회 안에서 함께 신앙을 하고 있으면서도 그동안에는 늘 사회생활 가운데 부딪히는 신앙적 어려움은 개인의 문제고, 스스로 감당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했다. 또한 재림교회 안에서도 뜻을 달리하는 분들도 있기에 신앙문제를 공개적으로 나누는 게 어렵고, 매우 민감한 내용이라는 생각도 많이 했다.

그러나 이번 일을 통해 지금 제가 겪고 있는 어려움이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고 나누며 뜻을 같이 하여 함께 기도해야 하는 신앙공동체의 중요한 문제라고 인식하게 됐다. 그동안 훌륭한 신앙의 모본을 보여주신 많은 선배님들의 조언이 제게 위로가 되었고, 선배님들의 신앙적 고통이 있었기에 오늘의 기적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유급으로 인해 휴학하고, 최종 대법원 판결로 이 소송이 끝나기까지 2년여의 시간은 너무나 고통스럽고 괴로웠다. 그러나 하나님의 위대한 역사를 직접 체험하고 경험할 수 있어 더 없이 행복했다. 간절한 기도와 후원으로 많은 도움을 주신 전국의 모든 성도들께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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