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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고아의 어머니 주 안에서 잠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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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09.07.1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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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제한 박사 사모 류은혜 여사 별세 ... 삼육의료원 추모행사 논의
‘성육원’을 설립해 한국의 전쟁고아들을 자신의 친자식처럼 돌보았던 류제한 박사의 부인 류은혜 여사가 별세했다. 사진기자 김범태
평생을 의료선교사로 봉사하며 위생병원의 초석을 놓은 류제한 박사(Dr. George Henry Rue: 1889-1993)의 부인 류은혜 여사가 숙환으로 별세했다.

삼육의료원 서울병원은 “5대 삼육의료원 서울병원장이자 이승만 대통령의 주치의였던 류제한 박사의 사모 류은혜 여사가 현지 시각으로 13일 오전 9시20분경 98세의 일기로 주 안에서 잠들었다”고 14일 오전 발표했다.

고 류은혜 여사는 캘리포이나주 샌프란시스코 인근의 northern California Chico 양로병원에서 눈을 감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고인의 장례절차와 일정은 현지에 머물고 있는 친인척과 지인들이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은 류제한 박사와 함께 한국에서 봉사하던 메 에임스 여사가 1936년 신병으로 숨을 거둔 후 미국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던 1947년 류 박사와 결혼했다. 이듬해 4월 남편을 따라 한국에 온 그녀는 의료봉사활동과 구호양육사업 등 한국민을 향한 아낌없는 사랑의 손길을 펼쳤다.

특히 1955년 서울 상봉동에 아동보호시설 ‘성육원’을 설립해 한국의 전쟁고아들을 마치 자신의 친자식처럼 돌보았다. 무작정 병원에 내어맡겨진 아이들을 하나둘씩 돌보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시작된 이 사업은 한때 600여명의 어린이를 가르치고 기르는 전문시설로 확장되기도 했다.

80년대 초반까지 운영된 이곳을 통해 전쟁고아 등 1,000여명의 어려운 환경에 처한 아이들이 따뜻한 돌봄을 받았다. 그녀 자신도 생전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성육원’ 사업을 꼽았을 만큼 이에 대한 애정은 각별했다.

고인은 2004년 노구를 이끌고 한국선교 100주년 기념예배와 양화진 외국인묘소에서 열린 류제한 박사와 메 에임스 류 여사의 묘비제막식 등에 직접 참석했으며, 지난해 9월 열린 서울위생병원 개원 100주년 기념식에도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참석해 공로패를 받기도 했다.  

한편, 삼육의료원 서울병원은 고인의 숭고한 삶을 추모하는 별도의 기념행사를 논의하고 있다. 소식을 전해들은 성도들도 "류은혜 여사의 귀한 사랑과 헌신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라며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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