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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에 정해진 시간은 없다’ 청암학교 입학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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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16.03.09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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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만학의 새내기, 학업의 길에 늦깎이 도전장을 내밀다
평생교육의 산실인 청암중고등학교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는 만학의 신입생들 모습에서 배움에 정해진 시간은 없다는 진리를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지난 7일 서울 노원구 청암중.고등학교(이사장 추상욱, 교장 추세영) 소망관 강당.

오전과 오후로 나뉘어 2016학년도 중학교와 고등학교 신입생 입학식이 각각 열렸다. 올해는 중학교 과정 360명, 고등학교 과정 240명이 배움의 길에 들어섰다.

올해로 건학 50주년을 맞은 청암중.고등학교는 저마다의 사정으로 어린 시절, 제 나이에 학업의 기회를 놓친 성인들을 대상으로 2년에 3년 과정을 검정고시 없이 졸업하는 학력인정 학교다. 그래선지 자리에 앉아있는 학생들은 대부분 머리에 서릿발이 내려앉은 초로의 중년이다.

모두가 가난했던 시절, 여자라는 이유로 혹은 먹고 사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에 배움을 포기해야 했던 이들. ‘언젠가는 배우리라’는 굳은 결심으로 살아왔지만, 당장 눈앞에 보이는 가족을 먼저 챙기고,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느라 배움은 뒷전으로 미뤄둘 수밖에 없었던 각양의 사연을 가진 이들이 가슴에 묻어준 학업의 갈증을 이제라도 풀어내기 위해 용기를 내어 찾아온 것이다.  

본격적인 순서에 앞서 재학생 선배들이 오카리나와 우쿨렐레, 색소폰 합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 후배들을 환영했다.

백발이 성성한 신입생 대표는 단상에 올라 ‘학교 규칙을 준수하고, 학업연마에 최선을 다하여 보람 있는 학교생활이 되도록 충실히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담아 선서했다. 힘이 가득 실린 목소리에서 결연한 의지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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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사에 나선 추상욱 이사장은 “옆에 앉은 분들과 ‘청암학교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라고 인사하세요”라고 말했다. 생전 처음 보는 낯선 사람이지만, 가슴에서 우러나는 진심이 담긴 인사에 금세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졌다.    

이윽고 추 이사장은 ‘Amazing Grace’ ‘고향의 봄’ ‘꽃밭에서’ 등의 곡을 직접 아코디언으로 연주하며 이들의 입학을 축하했다. 학교 설립 이래 처음 있는 일이란다. 학생들은 박자에 맞춰 손뼉을 치며 노래를 불렀다. 연주가 끝나자 여기저기서 ‘앙코르’가 튀어나왔다. 모두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핀 건 물론이다.  

그는 “어느 누가 우리의 앞길을 막겠는가. 어느 누가 그동안 쌓여온 배움의 갈증과 한을 닦아 주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이제 이 학교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각자의 꿈을 펼쳐가기 바란다. 내일의 목표를 향해 졸업장을 받는 그날까지 우리는 함께 갈 것이다.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일심동체가 되어 포기하지 말고 전진하자”고 강조했다.  

여기저기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군데군데 눈물을 훔치는 이들도 보였다. 먼 세월의 시공을 돌고 돌아 이 자리에 오기까지 얼마나 애태우며 힘들었을지 조금이나마 가늠할 수 있을 것 같아 찡했다.

추세영 교장은 훈사에서 “오늘은 여러분 인생에 있어 가장 뜻 깊고 아름다운 날”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이곳에서의 교육과정을 통해 몰랐던 것을 알아가는 행복을 알게 될 것이고, 움츠렸던 어깨가 점점 펴지며, 가슴은 자신감으로 가득찰 것이다. 아무리 힘든 일이라도 끊임없는 노력과 열성으로 나아간다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추 교장은 이어 “우리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희망이다. 그러므로 힘이 들더라도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내고, 희망을 갖고 결코 포기하지 말라”면서 “우리 교직원 모두는 여러분이 행복한 학교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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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학교를 졸업해 지금은 대학에 다니고 있다는 동문회장은 “청암이 아니었다면, 나는 배움의 길을 영영 걷지 못했을 것이다. 어린 시절, 또래 친구들은 교복을 입고 학교 갈 때 우리는 돈을 벌기 위해 일해야 했다. 수학여행과 소풍, 체육대회, 동아리활동 등 과거 해보지 못했던 다양한 활동을 지금부터 만끽하면 된다. 하겠다는 의지와 하고자 하는 목표를 잘 세워 못 다 이룬 꿈을 이루자”고 용기를 북돋웠다.  

각 반의 담임선생님과 교직원도 새로운 꿈과 희망을 향해 첫발을 내딛는 신입생들과 인사를 나눴다. 이들은 “꿈은 산소와 같다. 지금 당장 꿈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처음의 꿈을 간직하고 살아간다면 우리의 삶은 충분히 아름다운 가치를 지닐 것”이라며 만학의 도전장을 내민 제자들을 맞이했다.

입을 모아 교가를 제창하는 신입생들의 모습은 아직 어색한 듯 보였다. 하지만 가슴에 꾹꾹 눌러왔던 학업의 갈증을 풀어낸다는 설렘과 기쁨에 얼굴은 환하게 빛났다. 평생교육의 산실에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는 이들의 표정에서 배움에 정해진 시간은 없다는 진리를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청암학교의 중학교 과정은 400명(주/야간반)을 모집하며, 수업료는 전액 무료다. 올해는 야간반도 모집할 예정이다. 입학문의는 ☎ (02)930-6511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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