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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동경한인교회로 새 사역 나서는 남형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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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19.04.01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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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선교는 장기계획과 훈련 필요 ... 한인사회 포괄하는 전략도 구상”
동경한인교회로 임지를 옮기는 남형우 목사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한인사회를 어떻게 복음으로 ‘작은 통일’을 이룰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청합회 출신의 남형우 목사는 PMM 선교사로 파송돼 오키나와에서 10년간 봉사했다. 2004년 PMM 2기 선교사로 부름 받아 토미구수쿠교회를 개척했고, 이후 2013년에는 다시 12기로 지원해 나하교회와 우라소에교회에서 겸임 목회를 했다.

그동안 PMM 사역에 두 번 이상 헌신한 목회자는 있었지만, 이처럼 한 곳에서 10년 이상 사역한 사례는 그가 유일하다.

남 목사는 4월 1일부로 동경한인교회로 발령 받았다. 정든 오키나와를 떠나 이제 도쿄에서 새로운 전도의 나래를 펼친다. 현지인이 아닌, 교포사회 한인들을 위한 사역을 전개한다. 임지를 옮기는 남 목사와 이야기를 나눴다.

▲ 무엇이 목사님을 두 번씩이나 PMM 선교사로 이끌었다고 생각하십니까?
- 저는 여러모로 부족한 사람입니다. 사실 처음에는 지원한 게 아니었고, (당시 어떠한 사정에 의해)북아태지회의 권유를 받았습니다. 연락을 받고 한동안 무척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지회가 요구하는 자격조건에 많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돌이켜 볼 때, 순전히 지원으로 선교사를 파송했다면 저는 아마 선교사가 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다만, 제가 갖춘 자격과 상관없이 나를 아시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하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저의 가장 큰 고민이고 문제였습니다. 그런 면에서 제가 선교사로 두 번 지원하게 된 데에는 어떤 이끌림보다는 부르심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 선교지에서의 지난 10년을 되돌아 볼 때, 하나님께서는 목사님께 어떤 역사를 보여주셨나요?
- 이곳에 처음 왔을 때 <일본선교, 20년의 발자취>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어렴풋이 ‘아! 일본에서 전도를 하려면 적어도 20년은 사역해야 하는 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저는 이제 겨우 절반을 지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저에게 보여주신 역사를 말씀드린 다기 보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셨다고 하는 게 더 맞을 거 같습니다.

많은 사람이 일본을 ‘선교사의 무덤’이라고 일컫습니다. 하지만 제 판단에는 선교사들이 일본에 와서 이 지역의 신자나 영혼들과 인식의 공유가 적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난 10년은 일본인들이 지닌 인식과 제가 가진 인식을 공유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일본도 충분한 시간과 기회가 주어진다면 한국처럼 부흥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그런 가능성을 가슴에 안고 도쿄로 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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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에서의 사역을 되돌아봤을 때, 개인적으로 가장 보람 있었던 점은 무엇입니까?
- 토미구수쿠교회 개척 당시가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시쳇말로 ‘맨 땅에 헤딩’하던 시절이었거든요. 건물을 임대하고, 내장 공사를 마치고, 간판을 달고 교회를 시작한 지 한 달째 되던 즈음이었는데, 딸아이가 “아빠, 우리 교회는 왜 아무도 안 와?”라고 묻더군요. 그때까지 저희 가족끼리만 예배를 드렸으니까요.
  
그렇게 두 달쯤 지나던 어느 안식일이었습니다. 그날도 여전히 저희 식구 넷이서 예배를 드리는데,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한 40대의 주부가 초등학교 3학년 아이를 데리고 교회를 찾아온 것입니다. 그날 이후로 계속해서 교회에 출석한 그는 현재 나하교회의 재무로 봉사하고 있습니다.

그 당시 한글학교를 했었는데 “성경이야기를 하면 더 이상 나오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피던 한 분이 제가 한국으로 돌아갔을 때, 침례를 받기 위해 한국에 온 일이 있습니다. 그분이 지금은 국제교회에서 재무로 일하고 있습니다.

나하교회는 고령화된 교회입니다. 그렇다보니 장례식이 많아요. 많을 때는 한 해에 10번 넘게 치른 적도 있습니다. 장례식을 통해 부활의 소망과 확신을 더욱 굳게 다지는 기회로 삼았습니다. 실제로 유족이나 조문객들에게 재림기별과 복음을 나눠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한 번은 침례 받은 지 1년 만에 암에 걸려 돌아가시게 된 분이 있었습니다. 죽음을 앞두고 자신의 장례식을 준비하면서 조문객들에게 줄 답례품으로 <생애의 빛>을 주문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장례식에 온 400여명의 사람들이 고인의 마지막 선물을 받았습니다. 자신의 장례식을 전도의 장으로 만든 모습을 보면서 큰 감동과 사역의 보람을 느꼈습니다. 영혼구원의 기억이 가장 오래 남는 것 같습니다.  

▲ 반면 아쉽거나 힘들었던 점은 무엇입니까?
- 일본 복음화를 위해서는 좀 더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장기적인 계획과 전략, 훈련이 필요한데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는 것이죠. 선교적 토양이나 인프라를 확충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게 아쉽습니다.

제가 선교사로서 받은 사명이 확실하고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가 행하는 모든 사역이 반드시 옳다고 할 수는 없거든요. 그런 면에서 사역을 수행할 때 좀 더 겸손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던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상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더 옳은 것과 나은 것을 구별했어야 했는데, 돌이켜보면 그런 것들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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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오키나와를 떠나 동경한인교회에서 사역을 이어가게 됐습니다. 각오와 다짐이 새로울 것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렇고 언제나 우리의 삶은 하나님께서 인도해주시는 과정 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특별하게 새롭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다만, 지난 5년간 일본어로 설교했고, 일본어로 성경을 가르치는데 익숙해져 있는데, 이제는 한국어로 말씀을 전해야 한다는 게 다소 긴장이 됩니다.

▲ 어쩌면 목사님의 부임을 통해 동경한인교회가 이제는 성선제 목사님에 이은 ‘선교 제2막’ 시대를 열게 될 것 같습니다. 동경한인교회에서 가장 하고 싶은 사업과 목표는 무엇입니까?
- 지난 3월 17일 성선제 목사님이 29년간의 사역을 마치고 은퇴를 하셨습니다. 일본이라는 나라에서, 그것도 한 교회에서 30년 가까운 긴 기간을 사역한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 후임자로 부임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일본에 와서 지켜보는 한인사회는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매우 독특한 구성을 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분단된 조국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듯, 한인사회가 민단과 조총련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여기에 독립 전에 건너온 세대와 그 후손들 그리고 이후 세대 간의 보이지 않는 갈등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 유학생 집단이 있고, 생계를 위해 건너온 사람 등 다양한 ‘한인 디아스포라’가 있습니다.

이러한 한인사회를 포괄할 수 있는 선교전략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제 한인사회는 2세대를 넘어서 3세대, 4세대가 주축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벌써 5세대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3-4세대를 위한 전도와 더불어 5세대까지 아우를 수 있는 중장기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교회의 장래를 준비하는 활동을 해야 합니다.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한인사회를 어떻게 복음으로 ‘작은 통일’을 이룰 수 있을지 기도하며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제가 하고 싶은 사업의 방향이자 과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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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급한 질문일 수 있겠습니다만, 한국 교회와의 결연이나 협력사업도 구상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특히 도쿄 올림픽을 즈음해서는 그러한 시너지가 더욱 필요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 제가 아직 한인교회에서 한 안식일도 보내지 않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확히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한국의 많은 교회와 성도, 선교단체들이 해외선교에 관심을 갖고 지원하고 계심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해외선교를 위해서는 현지의 문화를 이해하는 공부와 훈련이 우선돼야 합니다. 그러한 준비가 부족하면, 자칫 해외선교지를 자신들의 신앙활동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고 있는 듯한 그릇된 인상을 심어줄 위험성이 있습니다.    

선교에서 가장 중요한 건 선교지중심의 사역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아울러 한국인의 열정과 신앙을 일본에 전하는 게 아니라, 복음을 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곳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배려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앞으로도 일본 선교에 도전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 PMM 선교사 경험이 개인의 목회와 사역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보십니까?
- 나름의 목회철학이 생긴 것 같습니다. 복음을 전하는 대상에 대한 이해를 어떻게 가져야 하는지 깨우침이 컸던 것 같아요. 내가 전도하는 방식에 따라 어떤 사람에게는 복음이 폭력적으로 비칠 수 있고, 필요 없는 것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죠.

그들에게 우리의 기별이 복음이 되고, 필요한 것이 되고, 영생에 관한 약속이 되는 것임을 인식시키기 위해서는 그들의 노력이 아닌, 나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런 면에서 내가 더 헌신하고 희생해야 한다는 걸 배웠습니다. PMM 사역을 통해 목회와 사역에 그런 철학이 생긴 것 같습니다.

▲ 앞으로 PMM 선교사를 지원할 예비 선교사들에게 조언의 말씀이 있다면 해 주십시오.
- 일단 선교사로 지원하고자 한다면, 그 마음 자체가 하나님의 부르심이라고 여기길 바랍니다. 물론 철저한 기도와 무장이 필요하겠죠. 그와 동시에 서점에 갔으면 좋겠어요. 선교사와 해외선교 사역에 관한 책을 많이 읽어보길 권유합니다. 그래서 ‘과연 이 마음이 선교적 열망인지, 하나님의 부르심인지 아니면 개인의 종교적 욕망인지’ 구분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선교사는 일정 부분 “만들어지는” 게 있다고 생각됩니다. 자신이 선교사라는 인식을 끊임없이 되새기며 그와 관련한 공부를 해야 합니다. 부르심을 받는다고 해서 무조건 나가는 게 아니거든요. 그 지원하려는 마음을 객관화 시켜서 스스로 확신할 수 있는 과정에 이르는 공부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해외선교에 관한 다양한 책을 보는 게 도움이 됩니다.
  
자녀교육이나 재정 등 많은 문제가 있는데, 솔직히 재림교회에는 그와 관련된 서적이나 정보가 별로 없어요. 일반 개신교 책이라도 참고하길 바랍니다. 그래서 그 어떤 환경이 주어지더라도 자신이 그 사역을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을 가진 후 선교사로 지원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News_9137_file4_v.png▲ 끝으로 한국의 성도들에게 당부나 강조의 말씀이 있으면 해 주십시오.   
-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지만, 특별히 일본선교는 양국 간의 역사적 관계 등 특수한 면이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한인교회는 일본 사회에서 한국인으로써의 정체성을 확연히 드러내는 행위입니다. 일단 교회의 이름이 한인교회이고, 그것이 한글로 써 있습니다. 한국어로 찬미하고, 설교를 합니다. 안식일 아침이면 한복을 입고 안내를 합니다.

이러한 행동이 때때로 망설여질 수도 있습니다. 간혹 우익들로부터 피해를 입지 않을까, 조센징이라며 해코지를 당하지 않을까 걱정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일들이 이곳에서는 조심스럽고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그런 과정을 견디면서 복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런 면에서 일본에서 한국인으로 재림신앙을 한다는 건 꽤 큰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부분을 한국 교회가 좀 더 이해해주시고,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가까운 나라이기 때문에 편하고, 좋은 면도 있지만 언어나 역사적인 문제 등은 공부를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실패를 넘어 도리어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한국의 교회와 성도들이 일본 교회를 더욱 사랑해주시길 바랍니다. 일본이 필요한 부분을 응원해주시고, 기도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희도 그렇게 하겠습니다. 한국을 위해 늘 기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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