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존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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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공부하면서 일하는 대학 캠퍼스 중앙에는 아르헨티나 국기 게양대가 있다. 대학에서 매일 국기를 새벽에 게양하고 해 질 녘에 내린다. 특정 국가의 독립기념일에는 그보다 작은 게양대에 해당 국기도 게양한다. 작은 게양대에 걸리는 국기가 계속 바뀌는 모습을 하루도 빠짐없이 보게 된다. 그런데 유일하게 바뀌지 않는 깃발은 내 조국 아르헨티나 깃발이다.
친구나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사회의 변화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다. 성경의 진리를 아무리 올바르게 이해했다 하더라도 조금씩 변화의 위협 속에 있는 듯하다. 조심하지 않으면 얼마나 쉽게 혼란에 빠질 수 있는지를 알게 되면서 몹시 충격을 받았다. 닻을 굳건히 내려놓기 위해 얼마나 간절히 기도하고 성경을 읽어야 하는지를 깨달았다.
지난여름 언니 부부가 찾아왔을 때 함께 북부 지방에 있는 교회에 출석했다. 아주 작은 그 교회에서 ‘10일 기도’를 진행했는데 열의에 가득한 사람들과 간증을 나누고 매일 밤 아름다운 예배의 순간을 함께할 수 있었다. 그런 프로그램에서 으레 하는 방식으로 매일 기도해 주고 싶은 사람들의 이름을 적는 카드를 받았다. 별것 아니었지만 그 경험으로 기도와 중보 기도에 더욱 집중하고 싶은 열망이 다시 생겼다. 그들 중에는 내가 중보 기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도 있는데 내가 그 사람들을 소중히 생각한다는 사실을 보여 줄 소소한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해 왔다.
또한 성경을 통독하면서 『각 시대의 대쟁투』 시리즈를 다시 한번 읽어 보기로 결심했다. 이번에는 내 기도 목록에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책 속의 이야기를 묵상하기로 했다. 이렇게 하면서 얼마나 큰 복을 받았는지 모른다. 그 ‘열흘’이 100일이 넘었고, 구체적인 사항을 놓고 기도할 때 ‘그래’, ‘안 된다’, ‘기다려라’ 하시는 하나님의 응답이 생각났다.
미디안에게 통치받을 당시의 이스라엘은 하나님과 친밀한 관계를 오랫동안 상실한 상태였다. 그때까지 수많은 이웃 나라가 이스라엘을 통치했고 그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온갖 세속적인 생각으로 그들의 마음은 혼란스러웠다. 이스라엘 땅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약탈당하고 또 다른 나라의 깃발이 머리 위로 휘날리고 있었다. 그런데 여호와의 사자가 기드온을 찾아왔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여호와께서 너와 함께 계시도다 …가서…내가 너를 보낸 것이 아니냐 …내가 반드시 너와 함께 하리니…내가 너 돌아오기를 기다리리라”(삿 6:12, 14, 16, 18).
하나님을 떠나고, 의심하고, 믿음이 부족한데도 하나님과의 관계에 다시 불을 지필 기회가 주어지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아직 시간이 있다. 그러나 시간은 소중하며 당연하게 여겨서는 안 된다.
아르헨티나의 독립 선언 기념일은 1년에 한 번이지만 우리의 인생 이야기에서는 ‘하나님과 성경 말씀에 의지하겠는 의존 선언’에 매일 서명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우리의 참되고 유일한 깃발이 되기를 바란다. 주님은 그 어느 때보다 자신에게 가까이 오라고 그리고 아직 그분을 따르지 않는 이들을 위해 함께 일하자고 우리를 초청하신다.
카롤리나 라모스 아르헨티나 리베르플라테 재림교회 대학에서 번역, 영어 교육, 음악 교육을 전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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