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만족을 높이는 내면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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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사미디어
등록일 202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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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함에 관한 이야기
스튜어트 다이아몬드의 책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두 사람이 비행기를 타기 위해 탑승구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문이 닫혀 있었다. 비행기는 아직 떠나지 않았으나 직원들은 탑승권을 정리하며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남자는 다급하게 직원에게 말했다. “제가 이 비행기를 꼭 타야 합니다.” 그러나 직원은 단호하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탑승이 끝났습니다.” 남자는 사정을 설명했다. 환승 중이고 비행기가 늦게 도착해서 서둘러 왔으며 다른 직원이 연락해 주겠다고 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직원의 대답은 여전히 같았다. “죄송합니다. 문이 닫힌 후에는 탑승할 수 없습니다.”
그들은 티켓을 손에 쥐고 있었고 타야 할 비행기는 창문 너머로 선명히 보였지만 탑승할 수 없었다. 창밖 어둠 속에서 조종석의 불빛에 비친 조종사들의 얼굴까지도 희미하게 보였다. 그 순간, 여자는 남자의 손을 꼭 잡고 조종사들이 자신들을 알아봐 주길 바라며, 조종사가 고개를 들었을 때 보일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커다란 창문 앞에 섰다. 마침내 한 조종사가 고개를 들었고 창밖에서 낙담한 채 서 있는 두 사람을 발견했다. 간절한 눈빛으로 조종사를 바라보던 그들은 힘없이 가방을 떨어뜨렸다. 이를 본 조종사는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곧이어 엔진 소리가 멈추고 탑승구의 전화기가 울렸다. 직원은 놀란 눈으로 그들을 보며 말했다. “어서 짐을 챙기세요. 기장님이 탑승을 허락하셨습니다.” 그들은 기쁨과 감사로 조종사에게 손을 흔들며 탑승구로 달려갔다.
이 이야기는 간절함에 관한 것이다. 소리를 내지 않았지만 그들의 간절함은 행동으로 전해졌고 결정권을 가진 사람과 눈을 마주치는 순간을 기다리며 집중했던 그들은 결국 도움을 받았다. 그러나 이런 간절함이 매일 반복되는 삶을 산다면 삶이 얼마나 고단할까? 여기서 도움의 핵심 요소는 결정권을 가진 기장이 베푼 호의이다. 이러한 경험은 기억에 오래 남을 만큼 드문 일이다. 이 글을 통해 간절한 노력 뒤에 누리는 행복 대신 보편적이고 지속 가능한 행복의 길을 함께 찾아보고자 한다.
만족과 박탈감
인생의 목표는 돈, 사랑 혹은 생명을 구하는 것일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목표가 삶의 만족도를 높여 줄까? 직업적 성공이 만족도를 높일까? 더 많은 여행을 꿈꾸는 사람, 가족을 중시하는 사람, 더 나은 세상을 만들려는 사람 중에서 누가 더 만족할까?
한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경쟁을 목표로 삼는 사람들의 만족도는 높아지지 않는다고 한다. 이는 경쟁이 승자와 패자를 필연적으로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자신보다 조금만 더 잘하거나 더 많이 가진 사람을 보면 즉시 박탈감을 느끼게 된다. 이렇게 되면 결국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은 단 한 사람뿐일 것이다. 남보다 성공하는 것은 행복으로 가는 바른길이 아니다.만약 성공처럼 보이는 목표가 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타인의 실패를 기반으로 하지 않는 성공을 목표로 삼는 것이 답일 수 있다. 행복한 부부 관계, 자녀와의 관계, 사회 활동 참여, 타인을 중시하는 삶 같은 목표는 경쟁을 멈추게 하고 달성 가능성도 높다. 희소식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목표를 가진 사람들의 삶의 만족도가 경쟁을 통해 달성한 사람들보다 높다는 것이다.
한 자선가가 매달 300만 원씩 평생 준다면 우리의 만족도는 얼마나 높아질까? 연구에 따르면 돈은 만족도를 높여 주지 못한다. 그 이유는 사람들이 돈에 빠르게 적응하기 때문이다. 학생에게 300만 원은 큰돈일 수 있지만 욕망이 커진 성인에게는 그 돈이 만족을 주지 못한다. 이는 생활 방식이 바뀌기 때문이다. 도시락을 싸서 다니던 사람이 외식을 시작하고 사들이는 물건의 가격도 점점 높아지기 마련이다. 또한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이 작용한다. 예를 들어 사막에서 목이 말라 죽기 직전인 사람에게 물은 생명을 구하는 귀중한 자원이지만 충분한 물을 마신 후 더 많은 물은 별 의미가 없다. 크루즈 여행, 큰 자동차, 더 넓은 집도 마찬가지이다. 이는 낡은 자동차로 떠나는 소박한 여행에서 느끼는 만족감과 비슷하다.
상대적 박탈감과 만족에 대해서도 흥미로운 연구가 있다. 『만족한다는 착각』이라는 책에 따르면 상대적 박탈감은 주로 남성이 느낀다고 한다. 남편은 아내보다 적게 벌면 만족도가 훨씬 떨어지지만 많이 벌면 아주 약간 만족도가 높아진다고 한다. 반면 아내는 남편보다 적게 벌 때 더 만족해한다. 흥미로운 점은 남성과 달리 여성은 남편보다 더 많이 벌 때 만족도가 높아지지 않고 오히려 불만족이 커진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더 많은 소득을 가질 때 양쪽 모두에게 더 좋다는 결과가 도출된다.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매우 간단한 만족도 공식을 제안했다. ‘만족도 = 몰입’ 몰입이란 다소 도전적인 과제를 수행하며 그 행위에 완전히 몰두하는 상태를 말한다. 집중력을 발휘해 무언가에 열중할 때 우리는 몰입을 경험한다. 몰입은 정서적 상태를 초월해 어떤 활동에 온전히 집중할 때 느껴지는 상태이다. 남성들은 행복감과 만족감을 느끼기 위해 몰입에 더 많이 의존하는데 이는 일이 남성들에게 더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이다.
만족의 공식
성경 데살로니가전서 5장 18절은 이렇게 말한다.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이는 좋은 때나 어려운 때나 하나님의 섭리에 감사하는 사람의 모습을 묘사한다. 만족은 감정으로 표현되며, 성취감, 자신감 그리고 마음의 안정으로 나타난다. 진정한 만족은 다른 사람의 박수갈채나 비난, 반대나 가혹한 대우에도 흔들리지 않는 상태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러한 만족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을까?
사도 바울은 만족의 핵심 원칙 세 가지를 제시한다. 첫째는 자족하는 마음이다.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정직하게 파악하고, 의도적으로 만족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다. 이는 ‘배워야 하는’ 기술이며, 자족은 인내하며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빌 4:11~12). 둘째는 협력하는 마음이다. 만족은 선택과 의지를 필요로 하며 자신의 생각을 통제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후 10:5). 이것은 하나님의 도우심과 나의 의지력이 협력하는 과정이다.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말씀처럼(빌 4:13) 우리는 하나님과 함께할 때 만족을 누릴 수 있다. 셋째는 행동하는 마음이다. 외부의 유혹이나 내적 욕망 그리고 불만을 일으키는 사탄의 전략을 경계하며 자족하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 기도하고 성경을 공부하며 겸손히 섬기고 성령과 교제하는 삶을 실천해야 한다(히 13:5; 엡 6:10~18).
진정한 만족은 외부의 상황이나 조건에 의존하지 않는다. 그것은 내면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삶에서 직면하는 다양한 도전과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는 간절함과 인내로 목표를 이루려고 노력할 수 있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우리의 마음가짐과 태도이다. 사도 바울이 말한 세 가지 원칙인 자각, 협력 그리고 행동을 통해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자족하며 살 수 있다.
물질적 성공이나 사회적 지위가 진정한 만족을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실패 없이 이룰 수 있는 가치 있는 목표와 내면의 평안과 감사가 참된 행복을 선사한다. 삶의 만족은 지속적인 성찰과 내면의 성장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며 이는 외부의 도움과 더불어 우리의 의지와 믿음을 통해 완성된다고 할 수 있다.
- 성시현 시조편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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